제7회 SNU 토론한마당 대회취지문
사랑은 좋은 삶에 필수적인가?
오늘날 20대 취업률은 1990년대 말 IMF 사태 이후 최저점을 기록하고 있다. 청년들은 어려운 취업 시장을 뚫기 위해 대학 시절부터 학점 관리, 자격증 취득, 인턴 취업 등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다. 더욱이 정보화, 다원화, 세계화 등으로 대변되는 오늘날 사회는 개인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학습해야 할 내용도 많을 뿐만 아니라 구성원 간의 경쟁 또한 극심하다. 운 좋게 취업에 성공한 이후에도 직장 내에서 살아남기 위해 업무에 시달리다 보면 휴식 시간조차 제대로 갖기 힘든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형국에 사랑이라니? 먹고 살기도 힘든 상황 속에서 시간과 감정을 소비해야 하는 사랑은 또 다른 노동이거나 사치가 아닐까? 이처럼 팍팍한 현실을 반영해서인지, 현재 연애 중인 20대의 비율은 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랑이 좋은 삶을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말한다면 당장 비현실적이라거나 낭만적이라는 비난을 받을지 모른다. 그러나 사랑은 시공을 초월한 보편성과 대중성을 담지하고 있는 것으로, 본능처럼 누구나 이해하고 경험하는 현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의 사랑을 받으면서 성장하고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는 행동을 직접적으로 체험한다. 많은 문학작품이나 영화, 드라마들이 가슴 설레는 첫사랑, 연인 간의 운명적 사랑, 사후에도 이어지는 불멸의 사랑 등을 고전적인 주제로 삼고 있어 간접적으로라도 사랑이 무엇인지를 체험할 수 있다. 또한 기독교나 불교 등의 많은 종교들에서 사랑을 교리나 계율로 정하고 있는 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랑은 연인이나 가족, 친구 등의 가까운 인간관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18세기 말 프랑스혁명을 통해 신분의 차이를 초월하여 서로 사랑하고 돕고자 하는 우애(fraternity)의 가치가 대두된 바 있으며, 세계시민주의에서는 모든 인간을 국경을 넘어선 동일한 세계의 동일한 가치와 권리를 지닌 시민으로 사랑하는 인류애(humanity)를 강조한다. 이러한 사례들을 토대로 우리는 사랑이 좋은 삶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사랑이 좋은 삶에 꼭 필수적인 것은 아니라는 관점도 존재할 수 있다. 서구사회에서는 이미 20세기 초부터 낭만적 사랑(romantic love)의 개념에 전제된 남성중심성에 대한 공격이 시작되었고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친밀관계가 개인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침해하기 쉽다는 지적도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혼자 사는 삶을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1인 가구의 숫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고, 혼밥, 혼술 등 혼자 하는 문화를 지칭하는 용어가 익숙해진지 오래다. 이에 때로는 에너지나 감정의 소모가 덜한 사랑의 대상을 찾기도 하는데, 학문이나 취미생활을 즐기며 자아실현을 성취하거나 반려동물 또는 식물을 기르거나 정서적인 유대를 도모하는 행위 등이 그것이다. 늘 변하는 존재인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사람이 아닌 무엇인가에 몰두하는 것이 오히려 더 행복한 삶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사랑은 좋은 삶에 필수적이 아닐 뿐만 아니라 오히려 좋은 삶의 실현에 방해가 되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인간은 아무렇게나 편한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삶,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진정으로 행복한 삶, 좋은 삶이 무엇인지는 사람에 따라 주관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고,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오늘날 우리는 1인 가구 10명 중 7명이 혼자 사는 삶에 만족하고 있다는 뉴스와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가 보편화된 코로나 팬데믹 시대 많은 이들이 일상의 삶 속에서 우울감을 호소한다는 뉴스를 동시에 접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과 SNS상에서 고독의 공간이 넓을수록 삶이 평화롭고 고요하고 아름다워진다는 목소리들과 함께, 사랑에 대한 열망과 사랑을 확인받고자 하는 욕구가 끊임없이 분출되는 현상을 목도하기도 한다. 과연 사랑은 좋은 삶에 필수적인가? 우리 삶에서 사랑이 중요하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묻고자 하는 것은 사랑이 좋은 삶을 사는데 필수적인가 하는 것이다.
우수 토론 수상팀
상장 구분 | 팀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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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 담다 |
금상 | LG |
은상 | 도혜스네이션 |
은상 | 이백 |
동상 | 소사리 |
동상 | 스누 우먼 파이터 |
동상 | 유다이모니아 |
동상 | 탈리스만 |
장려상 | 12출 할리스 |
장려상 | 쥬피터 |
장려상 | 김재영팀 |
장려상 | 오로라 |
장려상 | 스누다 점심팟 |
장려상 | 놈놈놈 |
장려상 | Lovesick Girls |
장려상 | 아가파테 알렐루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