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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교육원 설지웅 강의교수를 만나다
  • 작성자liberaledu
  • 날짜2020-09-18 12:28:48
  • 조회수2311

'자연과학 최고의 강의'를 수상한 설지웅 교수(우측)과 자연대 이준호 학장

안녕하세요, 이번 학기부터 기초교육원 학생기자로 활동하게 된 수리과학부 이용진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첫 기사로 기초교육원 소속의 설지웅 강의교수님과의 인터뷰를 준비해봤습니다. 설지웅 강의교수님은 비(非) 자연대 소속으로는 이례적으로 자연대 우수강의상을 무려 3번이나 수상하실 만큼 훌륭한 강의로 학생 및 동료 교수님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고 계시는 분입니다. 한편 최근 Chemical Communications라는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에 투고하신 논문이 표지논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강의, 연구뿐 아니라 최근 득녀하시는 등 겹경사를 맞으신 설지웅 교수님을 기초교육원 학생기자가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설지웅 교수가 자연대 500동 카페에서 인터뷰 도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이용진 학생기자)


Q. 최근에 자연대 우수강의상을 수상하셨는데,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자연대 구성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기쁩니다. 그동안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서 강의하고자 노력했는데 그게 어느 정도 유효했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번 수상이 처음이 아니라 세 번째(2018년, 2019년, 2020년) 수상인데, 자연대 우수강의상은 최대 세 번까지 받을 수 있으므로 이번이 마지막 수상이라 더욱 뜻깊은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상은 명칭도 이전의 ‘우수강의상’이 아니라 ‘자연대 최고의 강의’라고 적혀있어 상의 무게도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부담도 되지만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강의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아내와 7월에 태어난 우리 딸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여보, 예빈아 아빠 상 받았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한 달째 병상에 누워계신데 이 기운을 받아서 얼른 회복하시면 좋겠습니다. "아버지 저 상받았어요~"

설지웅 교수가 받은 '자연과학 최고의 강의' 상패.(사진: 설지웅 교수)

Q. 이처럼 우수강의상을 수상하실 만큼 강의를 잘하시는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수학 및 과학을 가르치는 강의교수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인데, 학생들 간 배경지식의 수준이 너무 다릅니다. 화학 올림피아드 등 화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친구들부터 최근에는 과학 과목 중 두 개 과목만 선택과목으로 공부하기 때문에 중학교 이후로 한 번도 화학을 접해보지 못한 학생들까지 그 스펙트럼이 너무 넓습니다. 그 때문에 너무 쉽게 가르치면 특목고와 과학고를 졸업한 학생들이 재미없어하는 반면, 너무 어렵게 가르치면 일반고 출신 학생들이 따라오기 힘들어합니다. 그래서 저는 수업 시간에 아주 기본적인 내용에서부터 다소 어렵더라도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내용까지 포괄적으로 다루고자 노력합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자 하는데, 학생들에게 이러한 목표가 잘 전달된 것 같아 다행입니다. 

제가 강의를 할 때 단순한 지식의 전달보다도 더욱 중점을 두고 신경을 쓰는 것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로 학생들이 화학이 재미있는 학문이라는 점을 깨닫고 한 학기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내용이 잘 이해되더라도 재미가 없으면 다시 화학을 공부하지 않겠지만, 다소 어렵더라고 재미있다고 느끼면 분명 다시 찾아보게 됩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우리 주변의 현상을 화학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내용을 수업 시간에 많이 다룹니다.

두 번째는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생각하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제가 가르치는 화학 교양 과목들은 1학년 과목들로, 전공에 들어가기 전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들이 주로 듣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지식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주입식 교육에 익숙해져 있던 학생들은 대학에 와서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많이 어려워합니다. 만일 이 시기에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충분히 연습하고 터득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전공과목을 공부할 때, 그리고 더 나아가 사회에 나아가 자기 일을 해 나갈 때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든, 연구소든, 회사든 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를 푸는 곳은 아무 데도 없으므로, 저는 이러한 연습이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설지웅 강의교수가 Chemical Communications 학술지에 투고한 표지논문

Q. 이번에 학술지 표지논문으로 선정된 논문 연구 내용을 간략히 소개해주세요.
A. 이번에 제가 수행한 연구는 에너지 저장과 관련된 연구로, 그중에서도 현재 천연가스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메탄가스와 관련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메탄가스는 액체 상태로 만드는 것이 매우 어려우므로 저장 물질에 주입해 저장하게 됩니다. 보통 천연으로 존재하는 얼음 내에 존재하는 수소결합 그물 내에 기체 분자들이 포획되는 원리를 이용해, 인공적으로 합성한 얼음에 메탄가스를 주입해서 저장합니다. 그런데 이 얼음이 녹으면 기체가 빠져나가기 때문에 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저온 및 고압 상태가 유지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저온과 고압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선 막대한 에너지와 비용이 소모되는데, 이러한 조건을 완화하기 위해서 주입하는 첨가물을 프로모터라고 합니다. 제 연구에서는 기존에 사용된 프로모터들보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뛰어난 프로모터를 처음으로 발견했습니다. 우선 제가 새로 발견한 프로모터를 사용했을 때에는 다른 프로모터와 비교해 얼음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온도 및 압력 조건이 훨씬 완화됩니다. 특히 적절한 압력 하에서는 영상 30도에서도 얼음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므로 별도의 냉각 장치가 불필요하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또한, 같은 양의 얼음에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의 측면에서도 이번에 발견한 프로모터가 큰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기존 프로모터 사용 시 이론상 가능한 저장량의 대략 70%에 그치는 에너지만을 저장할 수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이 효율을 90% 가까이 끌어올렸습니다.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은 많은 자원과 비용을 수반하기 때문에, 수송 및 저장 과정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얼음에 에너지를 저장하는 이 기술은 상용화가 되지 않은 채 정체기를 겪고 있었는데, 이번 연구로 관련 분야에 일종의 돌파구가 마련된 것 같아 매우 뿌듯합니다.

 

Q. 강의교수로서 상대적으로 강의 부담도 크신 상황에서 연구를 병행하시느라 고충도 크셨을 것 같아요.
A. 제가 2013년부터 강의를 했는데, 첫 학기부터 강의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큰 힘이 되었고, 더욱 열심히 준비해 이렇게 우수강의상도 여러 번 받게 됐습니다. 물론 학기마다 12학점을 강의해야 하므로 몸은 지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강의하면서 무척 뿌듯하면서 흥도 나고, 학생들 앞에서 강의하는 것이 제 천직이라는 것을 매 순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강의 부담 속에서 연구도 병행하려고 하니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당연히 거짓말일 겁니다. 실험이라는 것이 제가 마음대로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실험 표본에 따라 제 퇴근 시간도 달린 것이기 때문에 밤늦게 들어가는 날도 많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무척 미안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지만, 연구 결과가 표지논문으로 실리는 등 소기의 성과가 나오고 있어 말할 수 없을 만큼 큰 보람을 느낍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다짐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비록 시간을 쪼개어 열심히 연구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강의에 소홀해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연구는 혼자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요즘 제가 처음 강의를 시작한 2013년 즈음과 비교해 저 자신이 달라졌다고 느끼는 점은 학생들과의 소통이 예전만큼 쉽지만은 않다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제 농담이 곧잘 먹혔는데, 지금은 학생들이 뭘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유행어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 8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이런 변화를 느낀다면, 앞으로 10년, 20년이 지났을 때는 더욱 세대 차이가 생기고 학생들이 제게 벽을 치고 어렵게 느끼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은 있습니다. 이러한 세대 차이를 해소하고 소통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방법을 찾아 나가며 노력할 것이고, 학생들이 재밌게 받아들일 수 있는 수업을 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당부하시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A. 대학 생활을 하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배워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현대 사회는 정보는 넘쳐나지만, 그중엔 잘못된 정보도 무척 많고, 이는 과학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닙니다. 이러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옳고 그름을 분별하려면 수동적인 사고로는 안 됩니다. 비판적,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는 것 역시 중요한 능력입니다. 이러한 능력은 오직 대학에서만 연습하고, 습득할 수 있습니다. 어떤 진로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회에서 필요한 기본 소양을 대학 과정에서 쌓아가시기 바랍니다. 특히 저는 카이스트를 졸업해서 이과 과목 외에 다양한 과목들을 접할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서울대는 최고 수준의 정말 다양한 강의들이 많으므로 많이 접해보는 시간을 가지시길 권합니다. 우리 기초교육원에도 글쓰기, 말하기, 사고와 표현, 수학, 자연과학, 외국어, 프로그래밍 등 정말 좋은 과목 및 프로그램들이 정말 많으니 꼭 활용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 설지웅 교수님 말씀처럼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을 배워보기 위해 기초교육원의 프로그램들을 한번 둘러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까지 기초교육원 학생기자 이용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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