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과 인문학의 만남, [ 창의와 도전: 디지털 인문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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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짜2020-06-01 13: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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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도 1학기 <신입생 세미나:창의와 도전> 개설 현황 (출처: 기초교육원 행정실)
안녕하세요, 여러분! 기초교육원 학생기자 이슬아입니다.
어느덧 개강한 지 한달이 되어가고 있는데요, 비대면 강의는 처음인데 다들 어떠신지 모르겠어요 ^^
오늘은 <신입생세미나: 창의와 도전> 교과목에 대해 소개하려 해요. 창의와 도전 교과목은 신입생들의 사고력 향상과 지적 호기심 충족을 위해 개설되어 있는 교과목입니다. 전임교수님과 활발하게 교류하며 학문을 탐구함은 물론, 진로와 인생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어요. 특히 단순히 이론 강의가 아닌 토론이나 현장학습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강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진짜 대학 교육의 맛을 느껴볼 수 있는 강의랍니다. 참고로 현재 신입생세미나로서 개설되어 있는 창의와 도전 교과목은 수강제한학점에 저촉되지 않을 뿐더러, 오직 1학년 때만 수강할 수 있는 정말 특별한 강의랍니다.
이번 학기에는 총 21개의 <신입생세미나: 창의와 도전> 강의가 개설되었습니다. 강의명부터 흥미로운 강의들이 많은 만큼, 수강 신청 당시 인기도 치열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대면강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어 상당히 아쉽지만 화상강의를 통해 수업과 실습이 진행되고 있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차주항 교수님의 <신입생세미나: 디지털 인문학>을 만나보았습니다.
신입생세미나: 디지털 인문학 (차주항 교수님)
빅데이터에 대해 정말 많이들 들어 보셨을 텐데요! 차주항 교수님이 진행하시는 <신입생세미나: 디지털 인문학>이 바로 시대의 흐름에 걸맞는 강의가 아닐까 합니다.
디지털 인문학이란 디지털 기술과 인문학의 조합, 그리고 디지털 매체가 인간 사회와 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학문인데요, 조금 더 쉽게 설명 드리자면 빅데이터 시대에 맞추어 기존 인문학의 영역에서 다루어 지던 것들을 디지털 방법론을 이용하여 다루는 분야라고 합니다. 간단하게 데이터 시각화에서부터 시작해서, 더 큰 맥락에서는 복잡한 데이터 처리까지 포함한답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팔라디오(Palladio)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프랑스 계몽주의 철학가 볼테르가 그의 지인과 주고받은 서신의 네트워크를 분석하는 실습이 진행되었는데요, 소프트웨어를 깔지 않아도 웹 상에서 가능하니 디지털 인문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찾아서 한 번 사용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화상강의 중 팔라디오(Palladio)를 이용한 실습을 진행하는 모습(1)

화상강의 중 팔라디오(Palladio)를 이용한 실습을 진행하는 모습(2)
그러나 모든 데이터를 이처럼 가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데이터를 가공하기 위해서는 컴퓨터가 받아들일 수 있는 형식의 디지털 데이터를 준비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번 <신입생세미나:디지털 인문학> 강의를 통해 학생들도 쉽게 데이터를 컴퓨터가 가공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고, 시각화하여 패턴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대면 강의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강생분들도 쉽게 데이터를 조작하고 분석하는 모습이 마치 우수한 데이터학자 같더군요.
신입생 때 이러한 디지털 방법론을 배울 수 있다면 이후 과제를 하거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도구의 범위가 정말 넓어질 것 같아요. 그러한 점에서 디지털 인문학이 신입생 세미나로서의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것 아닐까 생각이 되는데요.
이처럼 흥미로운 교과목을 개설하신 차주항 교수님께 강의에 대해 몇 가지 여쭈어 보았습니다.
Q. 해당 교과목을 개설하게 되신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간단히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신입생 세미나라는 특수한 강의로서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도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자유전공학부에 2017년 02학기 부임하여 강의를 진행중인 차주항입니다. 자유전공학부 강의를 3년 정도 맡으면서 대부분의 수업을 실험적이고 새로운 것으로 만들었어요. 그 과정에서 이 경험을 바탕으로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기초교육원의 교양 수업을 하는 것은 어떨까 계속 고민해 왔습니다. 특히 신입생세미나는 학점 수가 적어 큰 부담 없이 진행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제 전공이 중세한국학, 그리고 부전공이 데이터인문학이라 작년에는 한국학을 주제로 신입생 세미나를 진행했고 이번에는 창의와 도전에 보다 걸맞는 디지털인문학을 주제로 강의를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창의와 도전: 디지털 인문학> 강의는 자유전공학부에서 진행했던 수업 두어 개를 신입생 수준에 맞게 구성한 강의예요. 자유전공학부는 본래 다양한 전공에 진입하는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어 여러 전공의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신입생 세미나도 자유전공학부에서 진행하던 수업 방식과 유사하게 구성했습니다. 신입생 세미나인만큼 이러한 다양한 학생들과 어울리면서 강의 내용 외에도 서로의 이야기나 고민거리를 듣는데요, 이러한 방식의 수업이 제 적성에도 맞고, 신입생들이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Q. 언론정보학과와 통계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분들께서 강의에 참여해주시는 만큼 정말 다양한 분야가 융합되어 있는 학문 분과라고 생각되는데요, 신생 학문 분야라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데 디지털 인문학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디지털 인문학은 디지털 방법론과 기술을 인문학에 응용해보는 분야입니다. 약간의 코딩과 통계 처리가 요구되고, 최소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에는 익숙해져야 합니다. 디지털인문학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론에는 텍스트 분석이 있어요. 주로 문학이나 대중문화 연구에서 사용됩니다. 자연어를 처리해서 패턴을 찾거나 머신러닝을 돌리는 데 사용되기도 하고, 원거리 읽기(distant reading)를 통해 수많은 문학 작품의 장르나 단어 사용 방식, 동시에 나타나는 단어의 관계(동시 출현 네트워크) 등을 분석하기도 합니다. 우리 수업에서는 인문학에서 사용되는 텍스트나 네트워크, 공간에 대한 데이터를 간단하 시각화하고, 기존에 진행되었던 연구 사례를 살펴보는 방식으로 활용됩니다.
Q. 강의 중 다루게 될 인문데이터를 시각화하는 도구들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러한 도구들에 대한 이해가 신입생 수강생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요?
먼저 지난 강의에서 사용했던 팔라디오가 있죠. 스탠포드 대학에서 유럽의 문예공화국이라는 현상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도나 네트워크로 그릴 수 있도록 만든 도구입니다. 기본적인 데이터 구조를 배우고, 그 데이터 파일을 활용하면 클릭 몇 번으로 패턴을 시각화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날짜 정보가 포함된 경우 타임라인을 활용하여 정보를 필터링 할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지난 강의에서 다루었던 볼테어가 보낸 서신 네트워크를 10년 단위로 필터링해서 변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학부생들은 한시간 정도 실습하면 배울 정도로 간단한 것이 큰 장점입니다.

게피(Gephi)를 사용하여 표현한 네트워크 (출처: 차주항 교수님 제공)
그 외에도 게피(Gephi)는 네트워크 시각화의 포토샵이라고 불리는 도구인데요, 사용하기 쉬운 편이고 무엇보다 네트워크 그래프가 예쁘게 나온답니다.^^ 색상, 모양 등^^ 생물정보학에서 단백질 분석 등에 사용되는 도구인 사이토스케이프(Cytoscape)도 간단히 다루는데요, 일반적인 SNS 데이터와 달리 유기적이고 복잡한 데이터 분석에 사용하기 유용한 도구입니다. 공간 데이터 분석에는 케플러(kepler.gl)를 사용합니다. 굉장히 간단한 도구로, 팔라디오랑 비슷하게 데이터만 입력하면 예쁘게 공간 지도를 그려준답니다. 가장 어려운 건 텍스트 분석인데, 통계가 요구되기 때문이에요. 렉소스라는 온라인 텍스트 분석 도구(http://lexos.wheatoncollege.edu/upload)를 활용합니다.
Q. 생각보다 정말 다양한 도구들을 다루네요! 신입생들이 배워 두면 후에 과제나 프로젝트를 할 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양한 도구들을 비대면으로 전달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안 그래도 조금 어렵더라도 배워두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자유전공학부에서도 게피와 텍스트 분석은 1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에서 가르치기도 합니다. 그 강의를 듣고, 다른 교양 수업에서 네트워크 데이터 분석을 과제물로 제출해 A+을 받았다는 학생도 있어요. (웃음) 요즘에는 많은 자료가 전산화 돼있기 때문에 꼭 이 신입생 세미나가 아니어도 다른 방식으로라도 해당 도구들에 대해 배워 두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실습을 하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잘 따라오는데, ZOOM 소프트웨어가 불안정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또한 학생이 프로그램설치 등의 어려움을 겪을 때 직접 도움을 주기 어렵기도 하고, 학생들의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할 경우에는 할 수 있는 게 없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면 공유 기능을 통해 실습을 진행하기 때문에 대형 강의실에서보다 선명하고 깔끔하게 실습 화면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덕분에 다들 잘 따라와주고 있습니다.
실습을 하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잘 따라오는데, ZOOM 소프트웨어가 불안정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또한 학생이 프로그램설치 등의 어려움을 겪을 때 직접 도움을 주기 어렵기도 하고, 학생들의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할 경우에는 할 수 있는 게 없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면 공유 기능을 통해 실습을 진행하기 때문에 대형 강의실에서보다 선명하고 깔끔하게 실습 화면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덕분에 다들 잘 따라와주고 있습니다.
Q. 강의의 후반부에 팀 프로젝트 및 전시회가 예정되어 있는데요, 수강생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으시다면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비대면 강의를 하게 되면서 학생들이 팀플 이전까지 서로 만나볼 기회가 없어서 어색해하긴 하는데요, 그래도 브레인스토밍을 하면서 여러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큰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아리랑 가사를 지역별로 분석해 보겠다는 팀도 있고, 조선시대의 유배지에 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발표를 해보겠다고 하는 등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면 강의를 할 수 있었으면 실제로 공간을 대여해 전시회를 개최할 수도 있을텐데 그건 아직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네요. 어쨌든 1학점 수업이니까 너무 힘들게 하지 않기를 바라요^^
Q. 마지막으로 자유롭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시대가 많이 변해서 문과생이더라도 디지털에 대해서 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고민해보고,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것을 시도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기초교육원에서 이번 강의를 지원을 잘 해주셔서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신입생세미나 교과목 개발에 정말 공을 들이는 게 느껴지는 만큼, 신입생들도 신입생 세미나를 통해 교수님들과 가까이 교류하면서 전공과는 거리가 있더라도 해보고 싶었던 것들에 도전해보는 것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창의와 도전> 강의여서 가능했던 건데, 대면 강의가 가능해질 때 수강생들과 함께 교육용 드론을 날려 볼 예정이에요. 보통 디지털이라고 하면 데이터나 소프트웨어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IoT라는 말과 같이 디지털이란 하드웨어가 있어야 존재할 수 있거든요. 디지털에 물성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간단한 코딩이나 데이터 입력을 통해 교육용 드론을 조정해 볼 예정입니다.^^ (자랑)(홍보)
마지막으로, 이번 학기의 수업 진행에 많은 도움을 주신 언론정보학과의 홍민정 멘토님과 통계학과의 김성홍 멘토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두분 모두 학생들을 정말 잘 챙겨주셔서 감동이었고 한 학기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여러분, 어떤가요? 혹시 신입생 때 수강하지 않은 것이 후회되지 않으신가요? 그렇다면 걱정 마세요! 기초교육원에서는 창의와 도전 강의를 확장하여 단순히 1학년 신입생뿐만 아니라 1학년과 2학년에 걸쳐서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기회가 있을 때 수강하는 것이 더 좋겠죠? 추천해주신 간단한 도구들을 스스로 익혀봐도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모두들 건강 유의하시길 바라며, 지난 학기에 이어 이번 학기에도 개설된 <신입생 세미나: 자연을 바라보는 과학자의 눈> 강의에 대한 지난 기사도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